1. 성소이신 하나님

by blogmaster posted Aug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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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 왕이 거하는 궁전

‘성소(聖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매우 생소한 주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성소와 제사제도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성소와 관련된 제사법이나 절기들이 구약만의 산물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강단에서도 유대인들의 제사와 절기를 가르치거나 언급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하지만 성소와 제사제도는 예수 그리스도와 구속의 역사를 관통하는 여러 가지 원칙들을 보여주는 중요한 모형입니다. 우리가 지금 유대인들의 제사와 관습을 더 이상 지킬 필요는 없으나 그 의례들이 담고 있는 의미는 깊이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대인들의 문화와 관례로만 치부하기에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영적 상징들이 성소에 너무나도 많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이라면 과연 오늘까지 이런 번잡해 보이는 내용들을 남겨두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편 기자는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시편 90편 1〜2절)라고 고백했습니다. 성소는 히브리어로 ‘미크다쉬(מִקְדָּשׁ)’라고 합니다. 한 눈에 봐도 ‘구별하다’라는 뜻의 동사 ‘카다쉬(קָדַשׁ)’에서 파생한 단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크다쉬는 ‘구별된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소를 뜻하는 또 다른 단어로 ‘미쉬칸(מִשְׁכַּן)’도 있는데, 이 단어는 ‘거하다’라는 뜻의 동사 ‘샤칸(שָׁכַן)’에서 나왔습니다.

또한 성경은 성소를 ‘궁전(palace)’을 뜻하는 ‘헤칼(הֵיכַ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주로 다니엘서나 에스더서에 많이 등장하는데 헤칼은 하나님께서 왕이시기 때문에 왕이 거하는 궁전이라는 의미로 성소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헤칼 말고도 ‘데비르(דְּבִיר)’라는 단어도 쓰였는데, 이 단어는 우리가 다 알다시피 ‘말씀(word)’을 뜻하는 ‘다바르(דָבַר)’라는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이 나오는 곳’이라는 뜻이 될 것입니다. 성소가 천막(tent)으로 존재했을 때에는 ‘오헬(אֹהֶל)’이라는 단어도 썼습니다. 구약에서 오헬은 ‘모에드’라는 단어를 붙여서 종종 썼는데, 모에드(מוֹעֵד)는 ‘모이다’라는 뜻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우리나라말로 ‘모이다’와 발음도 비슷합니다. 흔히 ‘특정한 시간과 장소(appointed time and place)’에서 모이는 ‘절기’를 뜻하는 말로도 번역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오헬 모에드’라고 합성어를 만든 것을 우리말로는 ‘회막(會幕)’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회막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이 언약을 맺어서 함께 동거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물론 이것말고도 많은 단어들이 더 있습니다. ‘집’을 뜻하는 단어인 ‘바이트(בּיִת)’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말로는 ‘전(殿)’으로 종종 번역했습니다. ‘바이트 하 코데쉬’로 쓰면 ‘성전(聖殿)’이 됩니다. 또한 ‘거룩’을 뜻하는 ‘코데쉬(קֹדֶשׁ)’ 자체가 문맥상 ‘거룩한 장소’를 의미할 때도 있습니다. 일례로, 다니엘 9장 24절에 예수님을 가리켜서 ‘지극히 거룩한 자’라고 번역했는데, 이 단어가 바로 코데쉬입니다. ‘거룩한 자’도 되지만 ‘거룩한 곳’도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곳곳에서 예수님을 성소, 특별히 지성소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성경절이 앞서 언급한 시편 90편의 말씀입니다. 산이 생기기 전, 이 세상이 생기기 전부터 예수님은 우리의 거처, 성소가 되십니다. 영어에도 집을 나타내는 단어 중에 ‘홈(home)’과 ‘하우스(house)’가 있습니다.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지만 굳이 구분을 하자면, 하우스는 건물을 가리키는 말이라면 홈은 그 안에 사는 인간 구성원들인 가족까지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집으로 간다’는 말은 집에 계신 ‘부모님에게로 간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하우스가 되십니다. 동시에 예수님은 우리의 홈이 되시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성소이면서 동시에 대제사장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계시니 승천하신 이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시라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히브리서 4장 14절)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성소에 대해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키워드: 성소, 구별된 장소, 궁전, 천막, 회막, 성전, 메시아, 지성소, 대제사장

성경구절

  • 시편 90편 1〜2절
  • 다니엘 9장 24
  • 히브리서 4장 1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