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업어 주시는 하나님

by blogmaster posted Sep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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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는 전제 하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을 하신다

이전 글에서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우리 속에서 역사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도 바울은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빌립보서 2장 13절)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라고 권면합니다. 믿음의 조건, 곧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는 전제 하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을 하십니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무엇을 맡겨야 하는 것일까요? 안 되는 것을 맡겨야 합니다. 무엇보다 죄를 회개하는 것이 안 됩니다. 그리고 남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 율법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안 됩니다. 그런 것들을 내 힘으로 하려고 할 때, 그것을 성경은 죄라고 말합니다. 내 의지로 이루려는 구원, 내 노력으로 도달하려는 완전은 내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방해할 뿐입니다. 우리의 욕심을 하나님께 모두 맡겨야 합니다.

삶의 우선순위 또는 삶의 근본적인 동기가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아니라면 어쩌면 우리는 죄를 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최근 번영신학이 유행하면서 많은 이들은 하나님 안에서 스스로의 욕심을 구하는 것을 복음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하나님을 빙자해서 자신의 욕심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맡긴다고 다 맡겨 놓고 보면 하나님께서 자기 욕심을 이루어 주시도록 맡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기의 욕심을 없애려고 맡기는 믿음이 아니라 그 욕심을 이루어 달라고 맡기는 믿음이 과연 하나님께 합당한 믿음일까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장 33절) 하늘의 방식은 내 것이 아니라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기 사랑, 곧 죄의 뿌리인 이기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완전히 맡기는 것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회사 동료들과 연수를 가서 종종 하는 게임 중에 신뢰게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조를 나누어서 한 조원이 눈을 가리고 무작정 뒤로 떨어지면 나머지 조원들이 그를 뒤에서 받아주는 게임입니다. 누구라도 동료들을 믿지 못하면 뒤로 떨어지는 과제를 쉽게 수행할 수 없습니다. ‘한 명이라도 나를 잡아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불신은 공포를 불러오고 그 공포는 그 사람을 위축시키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수영을 못합니다. 어렸을 때 수영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물을 무서워하는 저에게 늘 “몸을 물에 맡겨라!”라고 주문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안 죽어! 그 육중한 몇 천 톤 나가는 쇳덩어리 배가 물 위에 뜨는 걸 보렴.” 선생님의 말을 의지해서 수면 위에 뜨려고 하면 어느새 코에 물이 들어오면서 살려고 몸에 힘을 주어 발버둥 치곤 했습니다. 그러면 영락없이 제 몸은 천근만근이 되어 물속에 꼬르륵 가라앉기 일쑤였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끝까지 믿지 못했기 때문인지, 물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저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물에 몸을 맡기지 못합니다. 솔직히 자신의 몸을 온전히 물에 맡길 수 있는 것은 보통 기술이 아닙니다. 수십 년 전 ‘아시아의 물개’라고 불리던 조오련 선수가 현해탄을 헤엄쳐서 건너갔던 일화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인터뷰하는 그의 말을 듣자니 수영같이 쉬운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을 물에 맡기면 되는 것인데 그걸 왜 못하는 것일까요?

왜 우리는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맡기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하면 죽을까봐, 밑질까봐, 아플까봐 맡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는 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맡기는 믿음은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 믿음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셔야 합니다. 성경은 이를 두고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다고 말하는 구원이 바로 이 주어지는 믿음을 받음으로 얻어집니다. 내가 아닌 예수님께서 내 속에서 그 믿음을 움직이셔서 구원을 이루어 주시도록 전적으로 맡기는 믿음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도 바울이 이를 두고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냐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로마서 11장 35〜36절)간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거쳐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성경에 “내가 하나님을 스스로 믿어서 굳게 서겠다.”는 말은 없습니다. “하나님께 전적으로 다 맡겨서 하나님의 손에 의해 굳게 세워진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진리입니다. 히브리서 12장 2절 말씀처럼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보지 말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보다가 바다에 빠진 베드로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으로 구원의 은혜를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마태복음 6장 33절
  • 로마서 11장 35〜36절
  • 히브리서 12장 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