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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일곱 마디의 유언을 보통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합니다. 그 가상칠언의 마지막 말씀이 바로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누가복음 23장 46절)입니다. 이 문장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라는 주제를 다룰 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한 마디로 믿음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십자가에 돌아가시는 것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요한복음 19장 30절)라고 선언하실 때, 이 말씀은 헬라어로 ‘테텔레스타이(Τετέλεσται)’, 즉 “끝났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로도 “끝났다(It is finished)”입니다. 여기서 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브리서 12장 2절)라는 말씀에서 ‘온전케 하시는 이’는 ‘끝’이라는 헬라어 ‘텔로스(τέλος)’와 같은 어근을 가지고 있는 명사 ‘텔레이오테스(τελειωτής)’입니다. 이 단어를 영어성경은 아예 ‘피니셔(finisher)’라고 옮겼습니다.
이 마지막 순간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의탁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상생애 동안 예수님의 삶은 매 순간이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끝까지, 즉 마지막 숨을 거두실 때까지도 계속되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여기서 ‘부탁한다’는 헬라어로 ‘파라티테미(παρατίθημι)’인데, ‘티테미(τιθημι)’는 ‘놓다’는 뜻이고, ‘파라(παρα)’는 ‘옆에’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아버지 손에 놓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믿음이 완성되었고, 예수님의 의가 만들어졌습니다.
‘영원한 사망’을 당히신 예수님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알아야 될 사실은, 예수님께서 당하신 사망은 ‘영원한 사망(eternal death)’입니다. 곧 사도 바울이 “죄의 삯은 사망이요.”(로마서 6장 23절)라고 말했던 그 사망입니다. 이 사망은 부활이 없는 사망, 영원한 죽음을 의미하는 사망입니다. 이 사망을 성경에서는 ‘둘째 사망’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져지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이라.”(요한계시록 20장 14절) 죄를 지은 악인, 속절없는 죄인이 마지막 받아야 할 형벌이 둘째 사망입니다. 세상에서 우리가 말하는 사망과 음부, 무덤과 같은 것들조차 영원히 없어져 버리는 것을 둘째 사망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둘째 사망의 모습은 영원히 불에 타서 재가 되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사망을 말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당하신 죽음은 바로 이런 둘째 사망입니다. 우리의 죄를 끌어안으시고 영원한 사망을 당하셔서 우리로 하여금 둘째 사망을 당하지 않게 하셨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활시키실 때 당신의 의로 우리를 일으키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울은 “예수는 우리 범죄 함을 위하여 내어 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로마서 4장 25절)라고 표현했습니다.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성경구절
- 누가복음 23장 46절
- 요한복음 19장 30절
- 히브리서 12장 2절
- 로마서 6장 23절
- 요한계시록 20장 14절
- 로마서 4장 2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