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태산 같은 죄도 예수님의 피로 다 지워지고 영원히 기억되지 아니할 것이다
이제 속죄제의 마지막 과정과 그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소로 죄를 옮기는 단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번제단에서, 즉 십자가에서 속죄의 근거는 100% 완성되었습니다. 십자가, 곧 번제단에서 죄의 대가가 치러지지 않았다면 성소에서 벌어지는 나머지 속죄의 과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더 이상 갚을 것이 없도록 완전히 죗값을 치르셨습니다. “그 송아지를 속죄제의 수송아지에게 한 것 같이 할지며 제사장이 그것으로 회중을 위하여 속죄한즉 그들이 사함을 받으리라.”(레위기 4장 20절) 20절에 등장하는 ‘사함’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살라흐(סָלַח)’라는 말인데 ‘용서하다’라는 뜻입니다. 이 ‘살라흐’는 오로지 하나님이 인간의 죄를 용서하실 때에만 쓰인 단어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 때는 이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회중을 위하여 속죄한즉’할 때 ‘위하여’는 히브리어로 ‘알(ל)’이라는 전치사인데 ‘~위에’라는 뜻입니다. ‘속죄’는 히브리어로 ‘카파르(ר)’이며 ‘덮다(cover)’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앞서 말했습니다. 직역하면 ‘위에 덮어서 용서하다’ 즉, 하나님께서 죄를 덮어서 용서하셨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용서는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다음 과정입니다. 이 용서로 속죄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속죄하다’라는 히브리어 ‘카파르’는 죄를 ‘덮다’라는 뜻이면서도 속죄의 끝에 가서는 죄를 ‘지운다’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이것이 ‘카파르’라는 동사의 마지막 의미이면서, 속죄의 마지막 과정입니다. 성경에 이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날에 너희를 위하여 ‘속죄하여’(‘카파르’) 너희로 정결케 하리니 너희 모든 죄에서 너희가 여호와 앞에 정결하리라”(레위기 16장 30절), 유대인 달력으로 7월 10일은 ‘대 속죄일’(‘욤 키푸르’)입니다. 이 날에 마지막 속죄제가 드려졌습니다. 이 때 제사장은 속죄제물의 피를 지성소 안으로 가지고가서 속죄소 위에 한 번 뿌리고, 법궤 앞에 일곱 번 뿌렸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보좌에 직접 속죄제물의 피가 뿌려질 때 ‘카파르’, 즉 모든 죄가 깨끗이 지워지는 속죄가 이루어 졌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정결’입니다. ‘너희 모든 죄에서 너희가 여호와 앞에 정결하리라’, ‘정결’ 이것은 모든 죄가 깨끗이 지워진 결과이며 속죄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십자가에서 온 인류의 속죄를 위한 완전한 희생이 치러졌고, 그것을 근거로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셨지만, 이것이 개인에게 적용되는 일은 각자의 죄를 죄인 스스로 하나님께 믿음으로 맡길 때 하나님의 속죄소 안에서 그 죄의 흔적까지 영원히 지워지는 속죄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것은 분명 번제단인 십자가에서 일어난 속죄의 완성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의 모든 죄인의 죄 값이 다 갚아진 사실을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속죄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전반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후반전이 이어집니다.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이 말씀에 분명히 영생의 조건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믿는 자마다”, 곧 ‘맡긴 자마다’입니다. 회개하여 자신의 죄를 어린양 되시는 예수님께 고백하고 맡기는 자마다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속죄의 과정은 죄인이 양에게 안수하며 죄를 고백함으로 죄가 양에게 옮겨지고 양은 죽임을 당합니다. 그리고 제사장이 제물의 고기를 먹거나 제물의 피를 성소의 휘장에 뿌림으로 인해 용서된 죄가 성소 안으로 옮겨집니다. 그리고 끝내 마지막 단계인 지성소 안에 있는 속죄소에 피가 뿌려짐으로 하나님께서 회개한 죄인의 용서된 죄를 확인하시고, 그 모든 용서된 죄를 완전히 도말하여 지우시고 정결케 하는 일을 하십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의 죄는 흔적도 없이 완전히 없어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로 죄를 전혀 짓지 않았던 상태로 회복시키시는, 재창조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사야는 이 상태를 이렇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이사야 65장 17절) 놀라운 은혜입니다. 예수님의 피로 무한한 값이 지불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태산 같은 죄도 예수님의 피로 다 지워지고 영원히 기억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죄가 다시는 기억되지 않고 흔적도 없이 영원히 도말되는 놀라운 은혜를 우리 모두가 경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레위기 4장 20절
- 레위기 16장 30절
- 요한복음 3장 16절
- 이사야 65장 1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