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심판의 기준, 의의 열매

by blogmaster posted Sep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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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처리하셨다는 게 바로 ‘의’

이번 시간에는 ‘그리스도 우리의 의’라는 놀라운 말을 다시 한 번 확실히 이해하고자 합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의를 만드는 주체는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는 의 자체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의가 우리 안에 들어와서 우리 밖에서, 또 우리 안에서 우리에게 의를 이루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없는 의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성경은 그리스도 우리의 의라고 말했을까? 많은 사람들은 의를 어떤 제목으로, 아니면 어떤 물건으로 설명합니다. 보통 이를 물상화(reification)라고 합니다. 사물이 아닌 개념 혹은 상태를 어떤 물건인 것처럼 표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한 마디로 ‘의의 물상화(物象化)’인 것입니다. 지난 시간에 의라는 단어를 공부할 때, 디카이오수네와 디카이오마를 배웠습니다. 여기서 디카이오수네는 우리말 성경에서 보통 ‘의’로 해석되며, 의라는 ‘상태’나 ‘개념’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반면 디카이오마는 우리말 성경에서 ‘의의 열매’로 해석되는 의의 ‘결과’, 즉 밖으로 드러난 ‘행위’나 ‘모습’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디카이오수네를 물상화해서 디카이오마로 이해하면 어쩔 수 없이 많은 성경절들을 오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의는 추상적인 개념이며 법적 상태(forensic state)를 의미합니다. 그러한 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본성, 하나님 아버지의 본성, 본능적 사랑의 본성이 바로 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이 본능적 사랑의 본성이 생겼느냐 이것이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의 핵심 물음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속에 있던 마음과 같은 영이 우리 안에 생겼느냐 이것이 거듭남(중생)의 필수 질문입니다. 이러한 의를 자꾸 물건으로 치환해서 주고받는 것으로 여기는 순간, 우리는 의를 율법주의로 이해할 위험이 있습니다. 의는 사법적인 개념입니다. 사법적인, 즉 법이 요구하는 모든 의무는 예수님께서 처리하셨다는 게 바로 ‘의’입니다. 따라서 더 이상 법이 우리를 향해서 “너 죽어야 해!”라고 심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속에는 여전히 죄의 본성이 시퍼렇게 살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죄의 본성을 왜 남겨 두셨을까? 첫째, 우리를 용서하신 그 은혜의 깊이와 높이와 넓이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에베소서 3장 18〜19).

우리가 처음에 예수님을 믿을 때에는 주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그 깊이를 지극히 피상적으로 알 뿐입니다. 점점 그리스도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우리의 양심과 예수님의 양심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모든 은밀한 죄, 죄의 뿌리까지 십자가로 가져가셨다는 사실, 우리를 철저하게 용서하셨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깊은 회개와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둘째, 사단이 타락했듯이 우리 안에 죄의 본성이 사라지면 우리는 그 때부터 선하게 살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은혜로 남겨 두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평생 육체의 가시를 빼달라고 빌었지만, 이 기도를 외면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야 합니다(고린도후서 12장 7〜8절). 하나님께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육체의 가시라도 가지지 않으면 우리는 영락없이 옛날로 돌아가 마귀의 종노릇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아셨습니다. “내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12장 9절)

마지막 심판의 대상은 무엇일까? 바로 율법의 열매입니다. 요한계시록에 심판하는 장면 가운데 계속해서 디카이오마가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의의 열매를 가지고 심판을 받게 됩니다. 이 부분은 다음 시간에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성경구절

  • 에베소서 3장 18〜19절
  • 고린도후서 12장 7〜8절
  • 고린도후서 12장 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