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회개의 주인

by webmaster posted Aug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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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의 결심과 행동이 우리를 구원한 것

지난 글에 이어 회개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누가복음 15장 3〜7절에는 그 유명한 ‘잃은 양의 비유’가 등장합니다. 교회에 가면 흔히 “잃은 양을 찾읍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과연 그 잃은 양은 누구이며, 또 그 잃은 양을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난 글에서 우리가 이미 살펴보았듯이 ‘회개한다’는 말은 ‘후회하고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냥 후회만 하는 선에서 끝나면 그것은 진정한 회개가 아닙니다. 성경에 보면 후회까지만 하고 죽은 인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예수님의 제자 가룟 유다입니다. 그는 뉘우치며 후회했지만 예수님께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회개까지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마태복음 27장 3〜5절)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 사울 역시 그렇습니다. 그 역시 후회만 하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지 않은 채 자기 스스로 칼에 엎드려 자결하고 말았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회개는 이처럼 후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회하고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목자가 길을 잃고 헤매는 양을 찾아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인 ‘잃은 양의 비유’를 통해서도 회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누가복음 15장 7절을 보면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을 인하여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고 말합니다. 죄인 하나가 ‘회개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양이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양이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길을 잃은 양이 집으로 돌아온 것은 양과 전혀 상관없이 목자가 단독으로 행한 일의 결과입니다. 양이 제 발로 걸어서 스스로 돌아온 것이 아닙니다. 양을 찾아 어깨에 들쳐 업고 돌아온 목자의 행동에 의해서 잃은 양이 집에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양이 집에 돌아온 과정에서 가장 먼저 있었던 일은 목자가 양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양 한 마리가 빈 것을 ‘인지’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목자는 바로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먼저’ 아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영원한 때 전부터 ... 주신 은혜”(디모데후서 1장 9절), 곧 우리를 용서하고 구원하시는 은혜가 인간이 범죄한 후에 만드신 계획이 아니라 영원 전, 우리가 태어나기 전, 천지가 창조되기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세우신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잃은 양은 분명히 영원 전부터 우리가 범죄하고 타락할 것을 미리 아신 하나님 아버지의 가슴 속에 있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에 여러 번 말씀하신 대로 영원 전부터 우리가 타락할 것을 아신 하나님께서 은혜로 우리를 구원하시는 은혜를 영원 전에 또 준비해 두신 것입니다.

양이 집에 돌아온 과정에서 두 번째로 있었던 일은 목자가 양을 찾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그 목자가 양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지만 찾지 않고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면 그 양은 결코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자는 그 잃은 양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목자의 잃은 양을 찾고야 말겠다는 결심, 이것은 목자의 양에 대한 본능적 사랑의 발로입니다.

누가복음 11장 13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자식을 사랑하는 본능이 있는 것처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도 그러하시다. 아니, 그보다 더 하시다.”라는 뜻입니다.

양이 집에 돌아온 과정에서 세 번째로 있었던 일은 목자가 누구를 대신 시키거나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직접 양을 찾으러 나감으로 잃은 양을 찾는 일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목자가 양을 찾는 일을 결심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양은 절대로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 마리의 양을 찾기 위해 목자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광야로 나섰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의 결심과 행동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잃은 양을 찾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히브리서 12장 2절의 말씀처럼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즉 잃은 양을 찾아 다시 품에 안는 그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인내하신 것입니다.

네 번째로 목자는 잃은 양을 찾은 다음에 양의 목에 줄을 매거나 해서 끌면서 돌아오지 않고 그 양을 어깨에 메고서 길을 되짚어 왔습니다. 누가복음 15장 5절에 “또 찾은 즉 즐거워 어깨에 메고”(누가복음 15장 5절) 집으로 돌아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깨에 멨다’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나사(נָשָׂא)’라고 합니다. 이 ‘나사’라는 동사는 ‘들어서 어깨로 업다’ 혹은 ‘품에 안다’라는 아주 은혜로운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명기 32장 11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자기의 새끼 위에 너풀거리며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 하나님께서 과거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건져 내신 다음에 마치 독수리가 새끼를 등에 업고 날아오르듯이 구원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야 63장 9절에도 비슷한 말씀이 있습니다. “그들의 모든 환난에 동참하사 자기 앞의 사자로 하여금 그들을 구원하시며 그의 사랑과 그의 자비로 그들을 구원하시고 옛적 모든 날에 그들을 드시며 안으셨으나.” 제아무리 사자가 초원의 왕이라 해도 하늘을 나는 독수리를 당할 재주는 없는 것입니다.

누구도 해할 수 없는 가장 높은 하늘에서 유유히 새끼를 업고 나는 독수리의 모습은 바로 우리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잃은 양의 비유도 이러한 든든한 목자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양을 업고 돌아오시는 예수님을 에베소서 2장 5〜6절에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길 잃은 우리를 찾으시고 살리셔서 하나님 보좌에 앉히셨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회개는 결국 하늘까지 맞닿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회개는 다시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 셈입니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하늘보좌를 버리시고 우리를 찾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속절없는 우리를 찾으신 다음에 당신의 어깨 위에 우리를 들러 메시고 아버지의 집으로 기뻐하며 되돌아가시는 이야기입니다.

이 여정을 예수님께서는 회개라고 말씀하셨고 회개의 마지막은 다음 성경말씀처럼 잔치를 여는 것입니다. “어깨에 메고 집에 와서 그 벗과 이웃을 불러 모아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나의 잃은 양을 찾았노라.” (누가복음 15장 5〜6절)

우리는 주님의 등에 업혀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도상(道上)에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인생에는 오직 예수님의 두 발자국만이 남게 됩니다. 내가 걷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우리는 지금 목자의 어깨에 메여져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용서의 어깨 위에 우리를 메고 아버지의 집까지 가실 때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끝까지 업혀서 가는 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이 좋고 돈이 좋아서 예수님께 내려 달라고 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 저 내릴래요. 저 좀 잠깐 내려주세요.”라면서 말입니다. 예수님의 어깨에서 내리지 않고 우리를 아버지의 집에 데려다 주시는 그 순간까지 가만히 잘 업혀 끝까지 가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양이 한 일이라고는 목자가 와서 집에 가자고 말씀하실 때 그의 어깨에 업힌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잃은 양이 우는 소리를 듣고 목자가 찾으러 나선 것이 결코 아닙니다. 찬송가에 「울어도 못하네」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눈물이나 통곡과 회개는 결코 우리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목자의 결심과 행동이 우리를 구원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아버지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예수님의 어깨에 끝까지 잘 업혀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누가복음 15장 3〜7절
  • 히브리서 12장 2절
  • 이사야 63장 9절
  • 에베소서 2장 5〜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