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거룩의 진정한 의미

by webmaster posted Jul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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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을 뜻하는 단어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거룩’에 대해 공부해볼까 합니다. 지난번에 살펴보았듯이 히브리어로 ‘거룩’을 뜻하는 ‘코데쉬(קֹדֶשׁ)’라는 단어는 ‘구별’이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는 구별된 존재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소위 ‘남창(男娼)’이라고 부르는 사람, 우상을 섬기던 신전에 여자 사제(창녀)만 있었던 게 아니라 남자 사제(창남)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을 마귀에게 바치기 위해 구별했기 때문에 ‘카데시(קָדֵשׁ)’라고 불렀습니다. 이 단어를 여성형으로 파생시키면 ‘크데샤(ְדֵשָׁה)’라는 단어가 되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녀’가 바로 크데샤입니다. 이방 신전에서 살았던 창녀는 마귀에게 자기 몸을 구별하여 바친 여자를 말합니다. 한자로는 ‘성녀(聖女)’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창녀’가 ‘성녀’라는 사실에 놀라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창세기 10장에 보면, 고대 바벨론을 건설한 인물로 니므롯이 등장하는데, 유대인들의 전승에 의하면, 니므롯의 부인이 세미라미스라는 음녀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남편 니므롯을 죽이고 왕권을 탈취하여 나라를 다스린 무시무시한 여자였습니다. 그녀가 남자들을 사로잡는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바로 ‘크데샤’, 즉 성녀를 성전에 두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들을 ‘여제사장’으로 부르는데, 오늘날로 말하면 아마도 ‘공창(公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자는 창녀를 두고 어떻게 거룩한 여자, ‘성녀’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로 ‘거룩’이라는 단어는 ‘순결’ ‘정결’ ‘정조’ 같은 의미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표현입니다. ‘거룩’은 그저 ‘구별되었다’는 뜻일 뿐입니다. 따라서 사단을 섬기는 일에 일생을 구별하여 바친 여자들을 충분히 ‘성녀’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동일한 이유에서 하나님께 몸과 마음을 바친 제사장들이 ‘여호와께 거룩’이라고 적힌 관을 쓰고 집무를 했습니다. 한자로 ‘성결(聖潔)’, 히브리어로 ‘코데쉬’라는 의미를 자신에게 적용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자신을 구별하여 바친 제사장들은 죽을 때까지 제사장으로 살아야 합니다.

거룩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다.’라는 문장을 어떻게 해석할까요?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구별되는 존재입니다. 이 우주에 있는 그 어느 것과도 다른 분입니다.

거대한 혹성에서 자그마한 미물에 이르기까지 온 우주에서 하나님과 견줄 비류(比類)를 도무지 찾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다.”고 선포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은 도덕적으로 죄와 완전히 구별되신 분입니다. 특히 우리 죄인들의 입장에서 하나님은 거룩하시다고 말할 때에는 하나님이 죄와 구별되는 분이시라는 사실로 인하여 거룩하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자신을 구별하여 바치신 분이라는 뜻에서 거룩하신 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님 앞에 드렸던 마지막 기도 가운데 “또 저희를 위하여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하오니, 이는 저희도 진리로 거룩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이다.”(요한복음 17장 19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내가 나를 거룩하게 구별한다’고 말씀하신 진정한 의미는 그분이 도덕적으로 죄가 많아서 몸과 마음을 씻는다는 도덕적인 의미의 거룩이 아닙니다. 도리어 그분은 이 땅에 오실 때에 이미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자라고 불리었습니다. “천사가 대답하여 가로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으리라.”(누가복음 1장 35절) 이미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아버지 하나님을 나타내기 위해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구별하신 분입니다.

이 성경절과 똑같은 구조로 된 말씀이 에베소서 5장 25절에 있습니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 남편이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사랑하는 아내에게만 자기 자신을 구별하여 바치는 것처럼 저는 예수님께서 그렇게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구별하여 바치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세상 여자들에게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이 여자만을 바라보며 살겠다는 결혼 서약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거룩’의 의미와 일맥상통합니다. 신랑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기를 구별해서 아내에게 자기를 온전히 바치는 일을 성경은 ‘거룩’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은 다른 모든 일을 다 버리고 우리를 위한 죄의 제물로 자신을 온전히 우리를 위하여 구별하여 바치셨다고 성경은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거룩의 의미입니다.

 

 

성경구절

  • 요한복음 17장 19절
  • 누가복음 1장 35절
  • 에베소서 5장 2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