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제사의 주인

by webmaster posted Oct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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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짐승을 죽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독생자 아들을 죽이셨습니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도 가인과 아벨의 제단이 갖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의 동물 애호가들은 일절 모피를 입지 않습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동물권(animal rights)이라는 용어로 아무 이유 없이 동물을 학대하지 못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놓은 나라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가다가 애먼 개를 보고 발로 차거나 돌을 던져도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이런 현대인들의 정서에 구약의 제사제도는 꽤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아무런 죄도 없는 동물을 자신의 죄를 탕감 받으려는 목적으로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사랑의 하나님이라면서 칼로 양의 목을 긋도록 시킨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닌가?’

하나님께서 동물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는 성경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홍수 전에 커다란 방주를 만들게 하셔서 모든 동물을 보존하게 하신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너는 모든 정결한 짐승은 암수 일곱씩, 부정한 것은 암수 둘씩을 네게로 데려오며 공중의 새도 암수 일곱씩을 데려와 그 씨를 온 지면에 유전하게 하라.”(창세기 7장 2〜3절) 이뿐만이 아닙니다. 요나서를 보면 말라버린 박넝쿨 하나를 아까워하는 요나에게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 버린 이 박넝쿨을 아꼈거든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요나서 4장 10〜11절)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마음속에 오로지 인간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졸지에 인간과 함께 멸망당할 뻔했던 가축과 짐승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여러분이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강아지에게 여러분의 죄를 뒤집어씌우고 죽이라고 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선뜻 실행에 옮길 분들이 몇 분이나 있겠습니까? 아무리 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남을 희생해야 한다 해도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자신의 반려견의 목숨을 쉽게 취할 견주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의 죄를 뒤집어씌울 대상을 개가 아니라 우리의 자식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과연 부모인 내가 살자고 내 아들이나 딸을 과감하게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하나님께서는 하셨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조물인 우리들을 살리시려고 말입니다. 사람들은 짐승을 죽였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독생자 아들을 죽이셨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직접 죽이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여기서 우리가 확인하고 갈 것은 양을 도살하는 일은 결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시 51:16)

하나님은 피에 굶주리신 살인귀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오직 우리 인간들의 구원밖에 없습니다. 성소는 도살장이 아닙니다. 성소는 사람을 살리는 곳입니다. 실제로 죽는 것은 동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죄를 제거하기 위해 내리신 어쩔 수 없는 특단의 조치로 취해진 희생이었습니다.

아벨이 드린 제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러나 가인이 드린 제사의 주인은 가인 자신이었습니다. 가인이 스스로 제사의 주재(主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 제사를 받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신앙에도 이 두 종류의 제사가 존재합니다. 인간이 만든 신앙의 기준과 인간이 정한 신앙의 가치가 한 편에 있고, 또 다른 한 편에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신앙의 기준과 하나님께서 주인이 되시는 신앙의 가치가 있습니다.

제사를 드린 목적은 죄인인 인간이 자신의 죄를 제물로 바쳐지는 동물에게 옮김으로, 즉 하나님께 죄를 완전히 맡겨서 죄로 인해 멸망을 당하지 않고 구원을 얻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제물로 바치심으로 우리가 그 용서의 사랑에 우리 자신을 맡겨서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이 제사의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그 용서와 사랑을 받아들인 자들이 하나님께 감사해서 엎드려 절하면서 드리는 것이 바로 진정한 예배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제물이 되어 드리신 제사를 받은 죄인이 너무나도 감사해서 하나님께 엎드려 경배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우리 모두 아벨의 제사를 드림으로 하나님께 받아들여지는 예배를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경구절

  • 창세기 7장 2〜3절
  • 요나서 4장 10〜11절
  • 시편 51장 1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