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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하여 이미 용서해 놓으신 주님의 용서의 그 가슴속으로 들어가는 것

몇 차례에 걸쳐 거듭남에 관해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어떻게 거듭나는지, 거듭남의 과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한복음 3장 14〜15절에서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들려야 하는 이유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었을 때 그것을 쳐다본 사람들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쳐다본다’는 것은 그 속에 자신을 맡기는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쳐다보는 것은 존재를 맡기는 것입니다. 헬라어로 ‘믿는다’는 말은 ‘맡긴다’는 뜻을 가진 동사 ‘피스튜오’입니다. 그리고 ‘저를’에서 ‘-를’은 원래 ‘엔’이라는 ‘-안에’라는 전치사입니다. 영어의 ‘인(in)’이라는 단어와 같습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3장 16절은 좀 더 다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에서 ‘저를 믿는 자마다’ 할 때에는 헬라어로 ‘저 속에 들어가서’라는 뜻의 전치사 ‘에이스’를 쓰고 있습니다. 에이스는 ‘~안으로’라는 뜻으로 영어의 ‘인투(into)’에 해당하며 아주 독특한 어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요한이 요한복음 3장 16절을 비롯해서 요한복음 곳곳에 ‘피스튜오 에이스’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쓰고 있습니다. 믿는다는 말은 단순히 입으로 고백하는 것이 아니고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맡기는 행동입니다.

목욕탕 물은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목욕탕 속으로 들어가는 일만 남은 것입니다. 다른 헬라어 본문에는 이런 말이 없습니다. 당시 그리스 사람들은 이런 식의 표현을 일상적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피스튜오 에이스’라는 동사구는 사도 요한만이 거의 전매특허를 냈을 만큼 많이 썼습니다. 다른 복음서에도 몇 번 나오긴 하지만, 나머지는 다 요한복음과 요한의 서신 가운데 이 동사구가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요한은 왜 ‘예수님 속으로 들어가서 내 죄된 자아를 통째로 맡긴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일까요? 그는 예수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자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예수님의 가슴, 품에 몸을 맡겼던 제자였습니다.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가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요한복음 13장 23절) 여기서 ‘그가 사랑하시는 자’는 요한 자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다”는 말은 요한이 식탁에 둘러앉을 때 예수님 바로 옆에 앉아서 몸을 기대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몸을 의탁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생생한 심장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요한처럼 예수님 품에 의지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맡겨야 합니다. 로마서 8장 7절에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치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말하면 ‘두 낫(do not)’뿐만 아니라 ‘캔 낫(can not)’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실상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태복음 9장 13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창녀와 세리가 먼저 하늘에 간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자의든 타의든 그들은 자신들의 죄의 본성이 다 폭로가 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악한 욕은 다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더러운 짓, 시궁창 같은 짓은 다 합니다. 그야말로 속에 있는 죄의 본성이 다 밖으로 터져 나온 자들인 것입니다. 그렇게 자타가 공인하는 죄인들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죄를 감추고 위선으로 자기를 가리고 있습니다. 죄의 시궁창과 같은 냄새나는 본성을 위선으로 덮고 있는 것입니다. 용서받을 수 있는 자신의 죄인인 모습을 스스로의 선행과 스스로의 신앙의 포장지로 덮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가장 슬픈 일은 바로 자신의 죄를 숨기는 것입니다. 잠언에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의 죄를 숨기는 자는 결단코 불쌍히 여김을 받을 수 없습니다. 거듭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자신의 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우리 스스로 회개도 용서도 사랑도 율법도 지킬 수 없는 처참한 이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우리를 위하여 이미 용서해 놓으신 주님의 용서의 그 가슴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거듭나는 것(다시 태어나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깨끗해지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세숫물을 떠놓고 “네가 세수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목욕물을 데워놓고 “네가 스스로 목욕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거듭나는 방법은 이처럼 너무나 단순합니다. 우리는 날마다 우리를 용서하신 우리 주님의 터진 심장으로 가서 자신을 맡기고 계속해서 거듭나야 합니다.

성경구절

• 요한복음 3장 14〜15절
• 요한복음 3장 16절
• 요한복음 13장 23절
• 로마서 8장 7절
• 마태복음 9장 13절